막스 카르돈(Max Cardon)
acrylic on canvas,91x116.8cm, 2016
꿈에서 나를 보았다. 하지만 이것은 자화상은 아니다. 그 존재는 완벽하게 나였지만, 내게는 타자의 존재로 인지되었다.
I saw myself in my dream. But this is not a self-portrait. The being was perfectly me, but I recognized the being as someone else.
노을이 질 무렵, 나는 집으로 가고 있었다. 테니스장 옆에 있는 좁은 길은 집으로 빨리 가는 지름길이어서 매일 이 테니스장을 지나갔다. 그곳에는 분주하게 움직이는 호감형의 남자가 있었다. 이 남자는 항상 그 시간이면 바빠 보였는데, 그가 무엇을 하는지는 궁금하지 않았고 집에 빨리 가고 싶다는 생각에 그의 존재만 인지했다. 그러다 어느 날, 그 남자가 눈에 들어왔고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궁금해졌다. 그냥 갈까 말까 고민하다가 용기를 내어서 여쭈어보고 싶은 것이 있다며, 그 남자에게 잠깐 시간을 내어줄 수 있는지 물었다. 남자는 곧 일이 끝나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했다. 10분정도 기다리면서 일을 마무리해가는 남자를 보고 있었다. 남자는 일을 끝마쳤고 이마에 맺힌 땀을 닦으며 그는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말해주었다. 테니스장에는 엄청난 양의 조개들이 살고 있는데, 이 조개들은 테니스장 옆 좁은 길까지 흩어져서 산다. 이 남자는 조개를 사랑해서 이 조개들을 지나가는 행인과 테니스장 사용자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여기에 온다고 한다. 그는 아침 일찍부터 나와 조개들을 길옆으로 몰아넣는다. 혼자서 하기에 작업량이 많아 중간 중간 쉬면서 저녁까지 이 일을 한다고 한다. 생각해 보니 길옆에는 늘 많은 조개들이 쌓여있었다. 그는 그 일이 보람차고 자신을 행복하게 해준다고 했다. 나는 요즘 그 테니스장 옆 지름길을 가지 않게 되어서, 가끔씩 그 남자의 근황이 궁금해진다.
At sunset, I was going home. I passed by a tennis court everyday because there is a narrow path next to it and it’s a shortcut to my home. There was a good looking guy who was busy there. He always seemed busy at that hour. I didn’t mind what he was doing because I wanted to go home as soon as possible, so I only recognized his presence. Then one day, I noticed him and I started to wonder what he might be. I hesitated whether to just go or not, I nerved myself to tell him that I wanted to ask him something and I asked him if he could make time for a short while. He told me to wait a little as he would finish his work soon. I watched him while I was waiting for him for about 10 minutes. He got through his work and he wiped his sweat off his forehead talking about his job. There are lots of clams living in the tennis court and they even lie around the narrow path. This guy loves clams, so he comes to this place everyday to protect them from passerby and other tennis court users. He comes here from early morning and pushes the clams to the side. There is too much work to handle all by himself, so he works until evening over occasionally resting. Come to think of it, there were many stacked clams all the time on the side of the path. He said his job is worthwhile and it makes him happy. I don’t go through the shortcut next to the tennis court these days, I’m sometimes curious about what he is up to now.